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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벗어난 SI 수주전, 개발자만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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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벗어난 SI 수주전, 개발자만 죽는다

이데일리 | 김현아 | 입력 2013.09.06. 14:12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하반기 나라장터를 통해 추진된 ‘중소기업 지원사업 통합관리시스템 1차 구축’ 프로젝트가 예산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사업기간으로 업계 종사자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이 사업은 하반기 공공정보화 사업중 하나로 추진됐는데, 사업 예산 28억 원에 사업기간은 4개월에 불과하다. 시스템통합(SI) 사업중 난이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되는 홈페이지 구축사업도 통상 4~6개월(사업비 5억 원)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수행기간이 짧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에는 (주)엔디에스, (주)엘아이지시스템, (주)핸디소프트,(주)엔키소프트, (주)인밸류비즈 등 5개 기업이 입찰에 참여해, (주)엔디에스가 예비사업자로 지정됐다.

손영준 정보화사회실천연합 대표는 “공공정보화 사업에서 28억 원 정도의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은 통상 8개월 내외의 수행기간이 필요한데, 사업회계연도인 12월 말을 맞추기 위해 4개월로 줄였다”면서 “기업들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입찰에 응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 때문에 소프트웨어 개발자들만 열악한 환경에 내몰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업 수행업체가 납기를 맞추지 못하면 지체상환금을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면하기 위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월화수목금금금’의 현실로 내몰리게 된다는 얘기다. 이는 참여엔지니어의 중도 이탈로 이어지며, 잦은 인력교체는 진행의 지연을 초래하게 된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IT프로젝트도 건설공사처럼 사업비를 올려 투입인력을 늘리면 생산성도 정비례로 좋아질 것이라는 오해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손 대표는 “1명을 투입해 1킬로미터의 보도블럭을 깔았다가 10명을 투입하면 10킬로미터를 깔수 있지만, IT프로젝트는 창의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며, 인식 개선을 촉구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프트웨어 업계 마케팅 실장은 “새정부 출범이후 공공기관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여러 프로젝트들이 지연되고 있다”며 “12월을 맞추기 위해 하반기 쏟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개발자 인력 운영을 어찌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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